Freeive

uiux·발행 2026.06.28

Lorem ipsum, 2000년 전 키케로의 책에서 잘려나온 문장

기원전 45년 키케로 윤리학 책의 한 문장이 1500년대 인쇄소에서 잘려 나와 오늘날 디자이너의 더미 텍스트가 된 2000년의 여정을 정리합니다.

한 줄로

디자이너가 매일 쓰는 그 더미 텍스트는 사실 기원전 45년 로마 철학자의 글입니다. 그것도 잘못 잘려 있습니다.

어디서 왔나

원본은 키케로(Cicero)가 기원전 45년에 쓴 윤리학 책 De finibus bonorum et malorum("선과 악의 끝에 대하여"). 1.10.32~33 구간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Neque porro quisquam est qui dolorem ipsum quia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sci velit..." ("고통 그 자체를 사랑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것이 고통이기 때문에...")

여기서 "dolorem ipsum"이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1500년대 어느 인쇄소 식자공이 활자 견본을 만들 때, 이 문장을 가져다가 가운데를 잘라냈습니다. 첫 두 글자 "Do"를 떼어내면 "lorem ipsum"이 됩니다. 의미는 사라지지만 라틴어처럼 보이고, 영어 알파벳과 글자 빈도가 비슷해서 글자 모양을 보기에 좋았습니다.

이 잘린 문장은 500년간 인쇄소를 떠돌다가, 1960년대 영국 레트라셋(Letraset) 회사가 글자 전사지(transfer sheet) 견본에 이걸 인쇄하면서 디자이너의 일상으로 들어왔습니다. 1980년대 매킨토시와 PageMaker 시대에 디지털 견본으로 변환됐고, 그대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방식

Lorem ipsum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글자 모양과 레이아웃에만 집중하게 만드는 도구입니다. 실제 한글이 들어가면 의미를 읽어버리기 때문에 시안의 콘텐츠 균형이 잘 안 보입니다.

한글 디자인 시안에서도 Lorem ipsum을 쓰는 디자이너가 있고, "철수와 영희" 같은 한글 더미를 만든 디자이너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핵심은 같습니다. 읽지 못하게 하라.

바이브 메이커가 챙길 한 가지

시안을 검토할 때 진짜 카피로 채우는 순간, 사람들은 문장의 의미만 봅니다. 처음 며칠은 Lorem ipsum 그대로 두고 여백과 위계만 합의하는 게 낫습니다. 키케로가 2000년 전에 그걸 도와주고 갔습니다.

관련

Typography · Visual hierarchy · Wireframe

#UI/UX#용어사전#로렘입섬#키케로#인쇄역사#어원#타이포그래피

Comments

댓글 0

로그인 상태 확인 중…

댓글 불러오는 중…

Recent

다른 일기도 같이.